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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行3. 발걸음/경 기 도

가을단풍 가득한 소요산을 거닐고 오다.

산행모임의 2번째 10월 산행지.
소요산.
소요산은 작년 가을초입에 한번 찾고 두번째 찾는 길이다.
작년 산행에 울창한 활엽림들을 보며 '가을 단풍이 참 곱겠구나'했었다.
그러다보니 10월 산행이야기를 하며 자연스럽게 떠올라 찾게 됐다.


2009/09/21 - [同行3. 발걸음/경 기 도] - [동두천]소요산 울창한 수림에 피곤을 묻고 오다.


서울에서 가깝다면 가깝고, 멀다면 먼 위치에 있다.
1호선 창동역에서 50여분 소요된다.
소요산행 열차가 1시간에 2~3대정도 밖에 없어 시간확인은 꼭 필요하다.

○ 걸은 날짜 : 2010.10.24 10:40 ~ 15:40
○ 걸은 경로 :
소요산역 - 일주문 - 원효폭포 - 구절터 - 공주봉 - 의상대 - 나한대 - 자재암 - 일주문 - 소요산역
○ 함께 걸은 이 : 찬찬찬님, 하마루

서화담ㆍ양사언ㆍ김시습 등이 자주 소요하였다는데서 '소요산(逍遙山)'이란 이름이 유래하고 있다.
원효대사와 요석공주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곳이기도 하다.
해발 587m의 크지 않은 산에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담긴걸까.


▲ 매표소 입구 은행나무의 노란 빛깔이 진하다.


▲ 일주문너머 가로수길의 빛깔이 아름답다. 단풍을 즐기러온 산행객들이 발길이 줄을 이었다.


▲ 원효폭포에서 공주봉방향으로 이어지는 산행길, 대부분 자재암쪽으로 발길을 돌려 여기서부터는 조금 한가하다.


▲ 산을 오를때면 만나는 돌탑들. 단풍속에 만나는 돌탑들은 그 느낌이 또 새롭다.


▲ 공주봉 정상에서 바라본 동두천시 전경(클릭)

머리를 비우고 등산로를 천천히 걷느라면, 예로부터 小금강이라 불리었던 것이 절로 명불허전임을 알게 해준다.
하ㆍ중ㆍ상백운대-나한대-의상대-공주봉으로 연결되는 능선ㆍ기암들의 풍경과 봉우리 사이로 품은 계곡과 작은 폭포들이 만드는 풍경들이 다채롭다.


▲ 소요산 등산안내도

등산안내도에 따르면 3시간정도면 충분할 코스였지만, 가을단풍을 찾은 많은 이들과 섞이고, 가을흥취에 점심식사와 막걸리 한 잔 나누다 보니 시간은 훌쩍 5시간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마음은 황급히 돌아가고 싶기보다는 조금더 산에 묻혀있고 싶어진다.


▲ 공주봉에서 의상대방향으로 가는 중 만난 바위능선


▲ 단풍속을 걷는 산행객들


▲ 의상대에서 바라본 나한대 방향 능선


▲ 자재암 앞 청량폭포


▲ 원효바위


▲ 다시 매포소 .. 돌아보니 단풍빛깔은 매표소앞 은행과 단풍이 가장 짙었다 ..

'장자의 소요'를 해석하기에 미흡한, 나와 같은 범인은 봄꽃에 기운을 받고, 여름 녹음에 지친 몸을 쉬고, 가을단풍에 취하고, 겨울 눈에 숙연해지는 것에 만족한다.
과연 옛선인들은 이런 자연속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사유했을까.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막연하게 과학이라는 이름과 편리라는 이름으로 인간에게 잊혀지게한 미인식의 유전자가 존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산, 산을 찾을수록 노력하지 않아도 무엇인가 가슴을 열고 들어오는 바가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지자요수 인자요산(智者樂水仁者樂山)라 했던가.
그래서 산이 좋다. 가을 빛 가득한 소요산은 더욱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