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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行3. 발걸음/전라남도

군입대를 하는 후배와의 남도 여행④ - 순천 선암사

해남 땅끝을 찾고, 시간만 되면 한군데 더 보고 싶었지만 어느덧 짧아진 해는 용납치 않았다.
해남읍내로 돌아와 렌트카를 반납하고, 시외버스터미널 바로 옆에 있는 허름한 여관에 투숙했다.
잠시 휴식을 하고, 식사를 위해 나왔다.

무엇을 먹을까 한참을 고민하다, 영일만이란 횟집으로 들어갔다.
뭘 먹을지 고민하다 직원이 안내하는 삼치회를 주문했다.
삼치회는 처음이었다. 직원이 가르쳐주는대로 김에다 밥 조금 넣고 싸서 간장에 찍어 먹었다.
입안에서 녹았다. 고등어회와는 또다른 맛이었다.
삼치회와 더불어 소주한잔 하면 후배는 서울에 있는 지인들에게 이후에 한 번 오라고 전화를 한다.
여행 중 사람들이 많이 그리웠나 보다.
하지만 아쉽게도 갑작스런 군입대로 다른 지인들에게 그런 기회는 돌아가지 못했다.
그렇게 식사와 소주 한 잔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다음날 순천행 첫 버스를 타기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새벽 4시, 눈을 떳다.
순천으로 가는 첫차는 5시 35분에 있었다.
샤워를 하고 나오니, 후배가 벌써 일어났냐며 이불을 뒤집어 쓴다.
짐을 정리하고 5시쯤 후배를 흔들어 깨운다.
몇일간에 익숙한 동작으로 대충 씻고 나오더니 느리지만 신속하게 짐을 챙겨든다.
자전거를 끌고 시외버스터미널로 갔다.
표를 끊고 시외버스의 짐칸에 자전거를 실었다.
후배는 이전날 한번 실어봤다고 능숙한 솜씨로 짐칸에 자전거를 밀어 넣었다.

시외버스 좌석에 앉으니, 자연스럽게 눈이 감긴다.
몇 번 버스가 버스터미널을 들리는 듯 하더니, 8시쯤 뜬 눈에 순천종합버스터미널 간판이 보인다.
버스터미널을 나오니, 다른 여행객들이 안내지도판을 보며 여정을 잡고 있다.
일단, 아침을 먹으려 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 먹자거리의 허름한 순대국집으로 들였다.
음 오늘은 어찌 돌아다닐까 고민하다 일단 순천역에 있는 관광안내소에서 안내책자를 참고해서 정하기로 했다.

8시50분 순천역에 도착했다.
아직 관광안내소가 문을 열지 않았다.
후배의 자전거를 근처 관공서의 자전거 주차대에 세워놓고, 짐은 역 안내소에 맡겼다.
운좋게 역 안내소에서 관광안내지도를 얻을 수 있었다.
일단 순천만으로 가자며 역앞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버스를 기다리며, 안내지도를 보던 중 눈에 띄는 '순천시티투어버스'.
둘다 순천에서 보고 싶었던건 순천만과 낙안읍성인데, 7,000원의 요금만 내면 두군데다 편히 갈 수 있을 거 같았다.


▲ 순천시티투어버스 월~일까지 매일1회 운영한다. 요일마다 코스가 다르다. 기본으로 낙안읍성과 순천만을 간다. 자세한 내용은 안내 홈페이지 http://tour.suncheon.go.kr/home/tour/citytour/into/

다시 관광안내소로 갔다. 9시가 넘어 관광안내소가 문을 열어 있었다.
물어보니 예약을 해야하는데, 현재 만석이란다. 하지만 입금이 다 안되서 빈자리가 생길거 같다며 좀 기다려 보란다.
순천시티투어버스가 도착하고, 예약을 하신 분들이 버스에 오르기 시작한다.
출발시간인 9시 50분, 다행이 자리가 있단다.
우리말고도 5분이 더 대기하고 있었는데, 모두 탈 수 있었다.
다행이었다.

첫번째 코스인 선암사(仙巖寺) 입구에 10시 10분경 도착했다.
선암사는 신라말 창건되었고, 조선 순조23까지 7차례 걸친 중창이 있었다고 한다.
매표사에서 표를 살려 그랬더니, 시티투어버스에는 입장료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고 보니, 시티투어버스는 편하기도 하고 경제적이기도 했다.

입구에서 선암사까지 가는 길은 활엽수가 울창한 산길이다.
해설사에 안내에 의하면 산림청이 2007년 선정한 가장 아름다운 숲길이라고 한다.


▲ 승선교(보물400호,조선시대), 계곡과 인간이 만든 홍예교(무지개다리), 강선루(뒤에보이는 정자)의 어울림이 예술이다.

20여분정도 울창한 숲길을 따라 가면 보물400호 승선교를 만나게 된다.
일요일 출사 나온 동호회분들이 승선교의 우아한 모습을 담기위해 바짝 엎드려 있었다.
사람이 많아 나중에 나오는 길에 찍어야지 하고 발길을 재촉한다.

일주문(지방유형문화재96호)를 통해 사찰내로 들어갔다.
행사가 있어 사람들이 많았다.
현재 이전의 대웅전(그렇게 기억되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복원공사도 진행되고 있었다.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생각했었는데 좀 산만했다.

대웅전, 조사전을 지나 장경각-첨성각-원통전-팔상전-불조전-무량수각(천불전)-해우소를 지난 다시 일주문을 통해 나왔다.
오래된 사찰을 몇군데 가봐 큰 차이를 느낄 수 는 없지만 오래된 해우소(뒤간이라 적여있었다)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 선암사 일주문(지방유형문화재 96호), 단층 맞배 지붕의 다포식 건물이다.


▲ 대웅전


▲ 삼층석탑(보물395호, 통일신라시대), 동서로 놓인 두 석탑은 같은 규모로 양식이 동일하다. 통일신라시대 전형적인 양식을 승계한 2중기단위의 방형 3층석탑으로 선암사의 건립시기를 알려주는 유물이다.


▲ 사찰 구석구석 소원을 빌며 쌓았을 돌탑들을 볼 수 있다.


▲ 사찰에 가면 볼 수 있는 익숙한 풍경


▲ 뒷간(해우소,문화재자료 214호,조선시대), 대변소 건물로 앞면 6칸, 옆면 4칸인 맞배지붕이면 정(丁)자 모양의 평면구성. 남ㆍ여 칸이 분리되어 있어 재래식 화장실에서는 보기드문 구성


▲ 삼인당 : 긴 알모양의 연못 안에 섬이 있는 독특한 양식으로, 선암사 사적에 따르면 신라 경문왕2년 (862)에 도석국사가 축조한 것이라 전한다. 삼인이란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중의 삼법인을 말하는 것으로서, 모든 것은 변하여 머무르는 것이 없고 나라고 할만한 것도 없으므로 이를 알면 열반에 들어간다라는 불교사상을 나타낸 것이라 한다. 사찰로 갈때는 신경을 안썼는데 내려오다보니 눈에 띄었다.


다시 왔던 길을 걸어 주차장(매표소)로 오는 길에 승선교 사진을 찍었다.
매표소에 오니 이런 너무 일찍 내려와 버렸다. 좀 더 천천히, 꼼꼼히 보고 올 걸 그랬다.
근처 식당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을 하고, 다른 버스 승객들이 오길 기다렸다.
1시에 출발한다는 버스는 20분 정도 지체되었다.
순천에서 학원영어강사를 한다는 일행들이 오지않았다.
한참 전화통화를 시도하다 결국 그 분들을 내버려두고 출발했다.
다음 코스인 낙안읍성에 가서야 연락이 되서야 시간을 오해했음을 알 수 있었다.

선암사에서 낙안읍성까지는 역시 20여분 소요된다.

>>다음 포스터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