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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索3. 세상엿보기

100일, 무엇이 바뀌었는가?

겨울이 지나 봄이 되고 신록은 그 색을 더해 녹음이 되어가고 있다.
길거리 행인들의 옷차림은 가벼워지고 환해지고 있다.

계절도, 시간도 멈춰버린 듯한 현장이 있다.
용산구 한강로 2가 남일빌딩.
2009년 1월 20일 여느때와 같이 아침뉴스를 위해 TV를 향한 눈은 OECD 경제규모 12위란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말도 안되는 현실을 접해야 했다.
재개발로 인해 삶의 공간에서 제대로된 보상도 없이 쫒겨나게된 철거민들의 망루 시위.
그리고 그에 대한 경찰의 진압작전.
그 속에서 사망한 철거민 5분과 경찰관 1분의 소식.
과연 우리의 시계는 어느 시대의 시간위를 돌고 있는지 많은 국민들을 의심케했다.

그리고 100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무엇이 바꼈는가?
여전히 한강로 2가 남일빌딩앞에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농성단의 천막과 간이분향소가 위치하고 있다.
한남동 순천향병원의 영안실에는 철거민 5분의 시신이 따뜻한 봄날의 대지에 영면하지 못하고 여전히 차가운 공기위에 누워계신다.
유족들은 100일째 검은 상복을 입고 영정을 들고 거리에 서계신다.
과잉진압이란 문제를 제기받았던 경찰은 검찰수사결과 모든 면죄부를 받았으며, 용산철거민들 중 8명은 살인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리고 용산4구역에 대한 철거는 다시 진행되고 있다.
경찰이 무죄(검찰의 일방적 수사발표가 이뤄낸)가 된 것 외에는 여전히 철거민은 생존을 위해,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는 현실은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100일을 맞아 4대종단(불교, 기독교, 원불교, 천주교)이 추모제를 서울역에서 진행했다.
나 또한 삶의 영역 구석에 몰아놓았던 6분의 죽음을 다시 상기하며 서울역을 찾았다.
1000개의 촛불로 밝혀진 서울역 광장에서는 4대종단이 순서대로 각자의 추모행사가 진행되었다. 그리고 유가족의 호소가 이어졌고, 참가시민들의 길다란 헌화가 이뤄졌다.

'유가족의 간절함이, 여러분의 간절함이기를 호소합니다.'

유가족의 호소문중 한 구절이 머리 속을 맴돈다.

→ 추모제 뒷편에 설치된 임시 분향소에 시민들의 분향이 이어졌다.




→ 철거민들의 실상을 담은 구술집'여기 사람이 있다'가 판매되고 있다. 나도 한권 샀다.


→ 4대종단의 추모행사가 차례로 이어졌고, 서울역 광장에는 유가족들의 목소리가 담긴 만장이 줄을 섰다.



→ 유가족들의 함께해준 분들에 대한 감사와 호소가 이어졌다.


→ 시민합창단의 합창과 참여자들이 긴 헌화로 추모제는 마무리됐다.




→ 촛불, 뜨거운 여름을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