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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行3. 발걸음/강 원 도

별을따라 올라, 해를 만나고 오다.

 걸은 날짜 : 2010년 1월 23일 04:50~09:30
 함께 걸은 이 : 찬찬찬, 하마루, 자유로운세계,컬쳐몬,남젼,명랑사회,두더지
 걸은 곳 : 태백산 무박2일 일출산행

 ※ 사진은 하단에 이어 실음.

한달에 한번 정기산행을 하는 산악회에서 이번달은 겨울산행으로 유명한 '태백산'으로 가기로 했다. 원래는 당일코스로 가기로 했었는데, 기차여행상품이 예약완료되는 바람에 22~23일 무박2일 상품을 통해 가게됐다.

10시 서울역에 모인 일행들은 서로 인사를 하고 45분출발 무궁화 임시편 열차에 몸을 실었다. 조금은 불편한 좌석에서 다음날 산행을 위해 잠시들 눈을 부치곤 했지만 쉽사리 잠을 이루지는 못했다. 출발한지 5시간여 지난 3시 40분경 열차의 종착역인 태백역에 도착해 산행의 시작인 유일사 매표소로 가는 버스편으로 갈아탔다. 언론에서 성황이라는 이야기를 증명하듯 당일도 그 시간에만 450여명(여행사 가이드에 의하면)이 산행을 하게 되서 10대가 넘는 버스가 줄을 이뤄 30여분쯤 소요되는 매표소로 향했다.

매표소에 도착한 우리는 7시 34분경으로 예정되어 있는 일출시간에 맞추기위해 사전에 준비해간 김밥으로 간단한 조식을 하고 조금 지체했다 4시 50분경에 산행을 시작했다.
매표소 입구부터 빙판이어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차분한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을 하다보니 서울하늘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별들이 까만 겨울하늘에 쏟아질듯 박혀있었다. 정상까지 완만하고 꾸준하게 이어진 오르막길을 걷느라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장관을 보니, 저별만으로도 야간산행의 즐거움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유일사를 지나 본격적인 산길을 오르기 시작하니 태백산의 유명한 칼바람이 얼굴을 스치기 시작한다. 바람이 이정도일줄 몰랐는데. 안면마스트를 준비할까하다 그냥 생략하고 온게 후회됐다. 잠깐 바람이 덜한 공간에 쉬는 시간이 얼마나 따뜻하게 느껴지는지 몰랐다. 태백산 겨울산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꼭 바람에 대비한 준비를 하시길 바란다.

산행을 하며, 낮에 오르면 하늘에 별만큼이나 멋진 풍광들이 펼쳐질 산길같은데 밤이라 보이지 않는게 너무나 아쉬었다.
그 아쉬움만큼이나 캄캄한 산길을 랜턴불길들이 줄서 뽀드득 눈밟는 소리와 함께 산행을 하는 재미가 풍광의 아쉬움을 대신했다. 땅에 내렸다 하늘로 못 돌아간 별들이 돌아가려 더 높은 곳으로 오르려하는 풍경 같다고나 할까.

능선가까이 올랐다는 느낌이 든 순간, 멀리 산줄기너머로 여명이 밝아 온다. 그리고 여명과 함께 주목들의 실루엣이 여느 달력에서 봤을 풍경을 연출한다.
카메라를 집어 올렸다. 그런데 산행을 시작하며 혹시 몰라 목에 걸고온 카메라가 추위에 밧데리가 얼었는지 작동하지 않는다. 당황했다. 다행히 여분에 밧데리를 갈아 끼고 몇컷 담았다. 그마저도 추운 날씨와 강한 바람에 카메라를 조작하는게 쉽지 않았다.

여명과 주목들이 만들어 내는 절경을 지나 어느새 천제단에 도착했다. 너무나 추운날씨에 그만 내려가자는 찰나 멀리 해가 그 붉은 얼굴을 수줍게 내밀기 시작했다. 사실은 내가 절경에 마음을 놓쳐 일행을 잠시 놓쳐 시간이 지체됐었는데 그 덕에 일출에 장관을 볼 수 있었다,
올해 첫날에 보았던 해보다 더 강렬하고 크게 일출은 다가왔다. 사람이 살면서 몇번이나 해가 뜨는 장면을 보게 될까. 이번달에만 벌써 두번이나 이런 장관을 보게 됐으니 올해는 좋은 일이 많이 있을까.

짧은 일출이 지나가고, 일행끼리 사진 몇컷을 찍고 하산을 시작했다. 하산길은 눈이 얼어 미끄러웠다. 조심조심 내려오길 2시간여 눈꽃축제을 진행하는 당골광장에 도착했다.
전체적인 산행은 등산로가 잘 되어 있고, 오르막이 험하지 않아서 누구라도 추위만 잘 적응한다면 편안한 산행이었다.

우리 산악회에 2010년 첫 산행은 마무리 됐다.
눈꽃축제는 글쎄 아직 준비가 다돼지 않아서 일까 조금 실망스러웠다. 아마 지금쯤은 멋진 광경들을 연출하고 있을까.
당골광장에서 따뜻한 국밥으로 언 몸을 녹이고 서울로 향했다.

어제만 해도 겨울산행의 낭만에 한껏 기대에 차있던 일행들은 태백산의 살인적 추위에 녹초가 되어 있었다. 그만큼 서울역 인근 호프집에서 나눴던 맥주한잔은 시원하고 따스했다.
고생을 함께 나눈 사람들끼리여서 그랬을까.

다음 산행은 2월말(27,28일중) 암벽들이 어우러진 수락산으로 정했다.



▲ 주목군락지의 여명


▲ 주목군락지의 여명


▲ 주목군락지의 여명


▲ 태백산 산줄기와 여명


▲ 태백산의 일출


▲ 태백산의 일출


▲ 천제단에서 내려본 태백산일대 산줄기


▲ 천제단


▲ 천제단에서 반재로 내려오는 산길


▲ 태백산의 기암절벽


▲ 꽁꽁온 계곡


▲ 눈꽃축제장의 인공 눈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