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同行3. 발걸음/경 기 도

잘 쌓은 성, 짓밟힌 역사. 남한산성을 걷다.

걸은 날짜 : 2009.11.15 [집결_10시 산행_11:30~15:30. 4시간]
걸은 경로 : 남한산성 남문-수어장대-서문-북문-동문-남문
함께 걸은 이 : 찬찬찬, 부드러운 직선, 자유로운 세계, 몬스터, 나방, 나방님의 지인

산악회 12월 산행은 지난 명지산이 좀 힘들었던지, 조금은 편안한 트레킹코스를 잡아보자고 이야기 하다보니 남한산성 성곽트레킹으로 정해졌다.

오전 10시, 산성역 2번출구에서 모여 버스를 이용해 남문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서울에서 가깝지만은 않은 거리이다 보니, 집결이 30분정도 늦어졌다.
2번출구를 나와 30m정도 직진하면 버스정류장이 있다.
남문으로 가는 52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좀처럼 오지 않았다.
버스를 기다리던 할아버님 말씀하시길 9번 버스도 간다 한다.
헉, 52번 버스는 배차기간 40~50분마다 하나씩 온다고 한다.
9번버스는 10분정도에 하나씩 있으니 9번타는게 낫다고 하시는 말씀과 함께 9번 버스가 들어왔다.

9번 버스에 올랐다.
타고나서 어디에 내릴 지 고민이 됐지만 다른 등산객들과 함께 내리기로 결정했다.
남문터널을 지나 남문앞 임시정류장에 버스가 정차했다.
등산객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도 서둘러 버스를 내렸다.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남문이 바라보인다.


▲ 남문, 남한산성의 정문이다. 인조는 남문을 통해 남한산성으로 피했다.


▲ 수어장대를 향해 Go! Go!

남문에서 서문(수어장대)방향으로 방향을 잡고 트레킹을 시작했다.
소설 남한산성을 읽었던 기억과 역사책에서 읽었던 내용을 중심으로 서로의 남한산성에 대한 정보를 나누면 걸었다.


▲ 산성안내도, 남한산성 홈페이지에 가면 더 자세한 안내도를 볼 수 있다.

김훈의 '남한산성'으로 유명한 남한산성의 역사는 삼국시대로 거스러 올라가야 한다...
(남한산성역사보기, 아래 더보기 클릭)

나중에 보니 남한산성에도 문화해설사가 있어서 10명이상의 단체의 경우에는 예약시 동행해설이 가능(http://www.namhansansung.or.kr/)하다고 한다.
그리고 산성내 마을 로타리에 위치한 관광안내소의 자료를 먼저 가지고 산행을 하면 남한산성의 문화유산과 역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듯 싶다.
버스를 타고 남문 임시 정류장이 아닌 로타리 종점에 내려 해설서를 구하고 남문으로 가도 5분정도면 충분한 길이다.

남문에서 수어장대까지는 이야기를 나누면 걷다보니 30분정도 되니 도착했다.
수어장대는 전시 총사령관쯤 되시는 분이 위치하던 장소이다.
소설 남한산성에도 인조가 남한산성의 군졸들을 모아놓고 청에 대한 결전을 다짐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한다.


▲ 수어장대

수어장대에서 나와 서문을 지나 북문으로 향하다 보면 서문과 연주봉옹성 사이에 매탄지라는 곳이 있다.
이곳에서는 서울이 한 눈에 보여, 왜 이곳에 왕과 수도를 보호하기 위한 곳으로 중요했는지 금세 이해 될 수 있다.

매탄지를 지나 다시 동문을 지나 남문으로 돌아오는 코스는 산능선을 타고 물결치는 성곽을 따라 오르내리기를 반복한다.
매탄지를 지나, 북문를 지난 어느 지점에선가 잠깐 쉬며 간단한 점심을 먹었다.


▲ 매탄지에서 바라본 서울 동남부의 모습. 안개가 끼어있어 시계가 좋지는 않았다.


▲ 북문을 지난 어느 지점에선가 준비해간 컵라면과 김밥으로 간단히 허기를 달랬다. 추운날 컵라면은 정말 좋다~*^^*

30여분정도 점심을 먹고,
북문을 지나 가파지는 산길을 오르다, 오르막길이 끝날때쯤 동장대 정문을 만난다.
이 곳으로 나가면 봉암성(벌봉)을 돌아볼 수 있다.
우리는 시간상 생략하고 원성을 돌아보기했다.
동장대 정문을 지나 오르막 정상에는 동장대터가 남한산성 여장의 원형과 함께 위치해 있다.


▲ 물자보급 및 기습을 위해 적의 시야를 피한 곳에 위치한 성밖으로 이어지는 암문


▲ 동장대터로 올라가는 길은 가파르다.


▲ 동장대 근처 봉암성, 벌봉으로 이어지는 동장대 정문(근처에서 막걸리 팔던 아저씨가 가르쳐준 명칭이라 정확하지 않다)


▲ 동장대터에 남아있는 남한산성 여장(성위에 방어및 공격을 위한 구조물)

동장대터를 지나 장경사로 향하다 보면 원성에서 길게 뻗어나온 성구조물이 보인다.
남한산성의 옹성중 장경사신지옹성이다. 
옹성은 큰 성문을 보호하기 위해 감싸든 쌓은 성으로 성문을 공격해 오는 적을 사방에서 공격하기 위한 구조물이다. 남한산성의 옹성은 그런 개념이기 보다는 원성벽에 달라붙는 적을 공격하기 위한 치의 성격이 더 강해 보인다.
원성에서 쌓은 보조적 성곽의 모습을 하고 있다.
물론 치와 같이 성곽에서 뛰어나온 구조물도 존재한다.


▲ 동장대터에서 장경사신지옹성 방향 조금 가면 만나는 군포지(성곽경비를 위한 초소)


▲ 멀리보이는 원성에서 길게나온 구조물이 장경사신지옹성


▲ 원성의 여장사이로 본 장경사신지옹성


▲ 장경사

장경사신지옹성을 지나 내려오면 장경사란 아늑한 사찰을 만난다.
이 사찰에서 일행은 잠시 휴식하고 동문을 향해 갔다.

동문앞에서 산성은 아스팔트 도로로 잠시 끊긴다.
남한산성내 마을로 들어가는 도로다.


▲ 동문. 인조는 동문을 통해 삼전도로 향했다. 문이 낮아 말을 타고 지나가다 머리를 숙였다 한다.


▲ 동문을 지나, 남문으로 가는 성곽길..정겹다

동문앞 도로를 지나다니는 차량들을 조심하면 건너고 남문으로 향했다.
남문을 향해 가다 가장 먼저 접하는 것은 많이 훼손되어 있는 옛성곽의 모습이다.
그래서, 동문과 남문사이에는 성곽과 옹성 복원공사가 한참이다.
복구중인 성곽을 걷다보니, 성곽전체를 현재적 기술로 복구하기 보다는 일부구간은 과거의 모습 그대로 보존을 해놓는 것도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 좋을 듯 싶었다.


▲ 동문과 남문사이에는 복원현장이 많다. 옹성 복원현장을 여장사이로 바라봤다


▲ 산세를 따라 물결치는 남한산성

복구 현장들 보며 지나니 어느새 남문이 보인다.
총 4시간의 남한산성 트레킹은 그렇게 마무리 됐다.

'남한산성', 걸어보니 함락이 쉽지 않은 산성이다.
고구려부터 우리민족의 석성을 쌓는 기술은 매우 뛰어났다.
그런 성을 가지고 대륙을 호령했던 때, 그리고 대륙의 세력에 쫒겨 성조차 지키기 힘들었던 때.
두 역사 속에 우리가 얻을 지혜를 생각해본다.

산행을 마치고, 로타리 근처 식당에 들러 닭백숙과 훈제오이로 배을 채우면 다음 산행일정을 잡았다.
다음 산행은 12월 13일 오후 2시 남산을 오르고 일몰을 보기로 했다.
다들 연말이고 해서 바빠 간단한 회합을 중심으로 잡았다.
N타워와 케이블카, 연인들의 자물쇠로 유명한 남산.
그 곳에도 서울의 옛성곽을 비롯한 많은 유산이 있다.
짧지만 강렬한 트레킹이 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