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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行3. 발걸음/경 기 도

[가평]단풍 속에, 고됨을 나누고 사람을 아는 산. 明智

명지산(경기도 가평) 산행기

일시 : 2009년 10월 25일
산행시간 : 오후12:10분~오후17:50 5시간40분 소요
산행코스 : 익근리 매표소-승천사-명지폭포-삼거리-명지1봉-삼거리-승천사-매표소(원점회귀)
함께한 이들 : 나방, 몬스터, 곰팅, 자유로운세계, 부드러운 직선, 찬찬찬, 하마루, 두더지

산 좋아하는 이들이 모여 산악회라고 이름 걸어놓고, 월 1회 등산을 한다.
인왕산, 북한산, 소요산...그리고 이번 10월에는 4번째 산행에는 가을이고 하니 단풍도 볼겸 좀 멀리 나가보자는 이야기가 오고가다 경기도 가평에 있는 유명산을 찍었다.
먼저 다녀온 이들의 산행기를 보니 정말 단풍이 예술이었다.
그리고 한결같이 등산 첫시작 고도 200m정도에서 1267m 정상까지 치솟는 산이라며 험난한 산행이라고 적어놓고 있었다. 살짝 걱정은 됐지만 얼마나 힘들겠어 하며 산행일을 기다렸다.

25일, 함께 산행할 이들을 시청에서 만나 렌트한 승합차를 이용 가평으로 향했다.
네비게이션이 없어, 중간에 길을 너무 일찍 옮겨타는 바람에 30여분을 낭비하고 12시 살짝 넘어 산행입구인 익근리 주차장에 도착했다.

참고로, 차를 이용해 가시는 분들은 무조건 경춘대로를 이용 가평읍까지 진입하면, 거기서 부터는 교통표지판에 명지산 군립공원 안내가 되어있다.

차를 주차하고, 12시10분경 산행을 시작했다.
한국관광공사의 안내페이지에는 주차요금2,000원과 입장료 1,600원이라고 소개되어 있었지만, 막상 가보니 두 요금 다 없어 기분이 좋았다.
매표소의 아저씨는 친절하게 등산안내도를 짚으면 3시간 30분이면 돌아올 수 있다고 했다.
블로그에서 5시간 30분정도는 걸린다 했는데, 횡재했구나 싶었다.
하지만 이건 희망고문이었다. 정확히 산행시간은 5시간 30분 소요됐다. 물론 중간에 30분정도 점심식사를 했지만.

생각해보니, 여태 여름아니면 겨울에 주로 산행을 했었다.
봄, 겨울엔 아무래도 바뻐서 그랬던 걸까.
등산초입부터 울긋불긋 차려입은 산능선과 낙엽냄새가 기분좋게 했다.


▲ 등산로 초입 승천사의 은행과 단풍이 우리 산행을 맞이해주었다.


▲ 등산로 초입은 마치 산책로 같이 단풍속에 완만한 오르막을 그리고 있었다.


▲ 곳곳에 새빨간 단풍이 시선을 잡는다.


▲ 능선마다 울긋불긋 단풍옷을 곱게 차려입었다.


▲ 명지폭포. 소가 깊고 맑다.


▲ 단풍 가득한 산행길을 오르는 우리 일행들


▲ 상쾌한 산행길에 V를 그리는 여유가 이 때까지만 해도 있었다. *^^*

완만한 기울기의 산길을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 보니, 명지폭포란 푯말이 보였다.
명지폭포를 보길위해서는 계곡까지 이어진 가파픈 60여미터의 계단을 내려가야 한다.
잠깐 고민하다, 명지폭포보고 근처에서 점심을 하고 가자고 결정하고 계단을 성큼 내려갔다.
가을이라 수량이 많지 않아서일까, 약간 실망도 들었지만 폭포아래 깊은 소와 맑은 계곡물에 머리속까지 맑아지는듯하다. 다들 카메라를 꺼내 폭포를 담고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도중 좀 너른 공간을 찾아 도시락을 꺼내놓았다.
과일에 송편에 다들 한짐 가득 챙겨왔다. 꽃이져 먹을게 없어서일까 벌들이 맛난 향기에 끌려 잔뜩 몰려 왔다. 30분여 식사를 마치고 다시 산행시작. 조금 가니 삼거리가 나왔다.

명지산 산행은 여기서부터 하이라이트다.
1267m 명지1봉으로 바로 올라가는 경로를 잡았다.
조금씩 산행길의 경사가 급해지더니, 나무계단과 거친 돌길이 반복된다.
단풍에 대한 감탄사는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점점 힘든 표정이 역력해지고 한숨이 많아졌다.
내려오시는 분들께 얼마나 남았는가 물었더니 계속 30분남았단다.
읔..1시간 30분전부터 물었는데 계속 30분.


▲ 삼거리를 지나자 길이 가파라지기 시작했다.


▲ 저리 고은 단풍속을 걷는데도, 조금씩 한숨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 계속되는 나무계단과 가파른 돌길에 다리는 천근만근이 되어갔다.

그렇게 3시 30분이 되서야 우리는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1000m 넘는 산은 역시 다르긴 다르구나 싶었다.
해발 1267m 표지석과 넓게 펼쳐진 단풍능선들을 바라보니 고생한 보람을 느꼈다.
이날 날씨가 안개가 많이 껴있어 단풍으로 물든 장관을 충분히 보지 못하는 듯해 조금 아쉽기도 했다.


▲ 그렇게 힘들게 오른 정상 이정표를 보는 순간, 기념사진을 찍었다.


▲ 명지1봉 아래로 펼쳐진 단풍..안개가 많아 선명한 풍경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 해발1267m 표지석.

산정상에서 점심먹고 남은 과일 등을 먹으며 조금 쉰 뒤 하산했다.
하산길 역시 급한 내리막길에 만만하지는 않았다.
다행히 올라왔던 길보다는 등산로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좀 편이했다.
5시 40분 우리는 출발했던 주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 명지산 등산코스

주말이라 막히는 경춘대로를 타고, 9시되서야 서울에 도착했다.
간단하게 식사를 겸한 뒷풀이를 하며 처음 동행을 하게된 이와 인사도 하고 이번 산행과 다음 산행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힘든 경험을 함께 나누면 관계는 더 깊어지는 것일까.
좀더 편안해진 느낌이다.
단풍의 낭만을 위해 간 산행에서 고됨속에서 사람의 낭만을 찾은 듯 하다.

다음 산행은 다음달 15일 남한산성 성곽 트레킹을 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