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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行1. 지리산

추억을 두고, 일상으로 돌아오다

지리산(智異山), 어리석은이가 머물면 지혜가 생긴다.
추억을 두고, 일상으로 돌아오다

(장터못대피소-천왕봉-장터못대피소-중산리-운지)

 
천왕봉 일출은 5시 30분이란다. 천황봉 대피소의 새벽이 바쁘다. 천왕봉의 일출을 보기위한 등산객들이 새벽부터 짐을 꾸려 대피소를 나선다.
우리도 일찍 일어나와 산행을 준비했다.
첫날 랜턴을 준비하지 못한 우리는 전날 대피소에서 랜턴을 하나 구입하려 했는데, 대피소 물품이 떨어져서 구입하지 못해 여명이라도 있으면 어찌 올라갈려고 해봤는데 밖은 너무 정말 칡흙같은 어둠이었다.
조금 밝아지기를 기다리며 마지막 남은 라면을 끓여먹었다. 그리고 조금 여명이 생기자 우리 일행은 산행을 시작했다. 
 


△ 천왕봉 가는 길에 만난 일출ⓒblog.daum.net/godekdqnfvo
 
천왕봉까지는 1시간. 중간쯤 오르자 멀리 일출이 시작되고 있는것이 보였다.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왕봉 일출을 볼수 있는 기회를 준비부족으로 날려버렸으니 정말 아까웠다.
 
아쉬움을 가득담고 천왕봉 마지막 계단을 오를때 정상에서 등산객들이 일출에 대한 흥분을 얼굴에 가득담은채 내려오고 있었다.
천왕봉이란 세글자 앞을 섯을때 얼굴을 완전히 드러낸 해가 운해에 붉은 물감을 풀어내고 있었다. 일출이 얼마나 장관을 이루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 일출뒤에 오른 천왕봉정상에는 아직 일출의 여적이 남아있었다ⓒblog.daum.net/godekdqnfvo

△ 천왕봉 표지석ⓒblog.daum.net/godekdqnfvo


△ 천왕봉에서 바라본 운해ⓒblog.daum.net/godekdqnfvo


△ 천왕봉에서 바라본 운해ⓒblog.daum.net/godekdqnfvo


△ 2박3일간의 산행을 배경으로ⓒblog.daum.net/godekdqnfvo

△ 천왕봉 인근의 고사목들ⓒblog.daum.net/godekdqnfvo

△ 정상에서ⓒblog.daum.net/godekdqnfvo

△ 장터목인근의 평원ⓒblog.daum.net/godekdqnfvo
 

정상에 올라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이 느낌을 위해 산을 오르는가 싶었다.
2박3일간 걸어온 능선들을 바라보니, 우리 삶과도 많이 닮다는 느낌을 들었다.
헉헉대며 오르막을 오르다 보면 어느새 어느 봉오리에 올라와 있고, 또한 봉오리에 오른 것도 잠시 내리막을 내렸다가 다시 오르막을 타서 어느 봉오리에 다시 오르게 된다. 그리고 어느새 가장 높은 봉오리에 올라와 있다. 그리고 이 정상에서 곧 다시 내려가야 하고 또다른 봉오리를 찾게 될테니...
 
천왕봉의 감격을 잠시 느끼고, 우리 일행은 다시 장터못 산장으로 내려와 대피소에 남겨놓았던 배낭을 메고 중산리코스로 하산을 했다.
장터못 산장에서 중산리까지는 2시간 30분정도 소요됐다.
중산리코스역시 예전보다는 등산로가 많이 다듬어져 있었다.

△ 중산리 코스의 다리ⓒblog.daum.net/godekdqnfvo

△ 중산리 계곡ⓒblog.daum.net/godekdqnfvo

△ 중산리 계곡ⓒblog.daum.net/godekdqnfvo

△ 중산리 코스의 어느 나무의 사람만한 상처앞에서ⓒblog.daum.net/godekdqnfvo

내려오는 길에 잠시 등산화를 벗고 중산리 계곡에 발을 담그기도 하고, 쉬기도 하며 지난 산행의 추억을 하나 하나 정리해 보았다.
산행에서 만난 이름모를 사람들과의 자연스런 인사와 부족하지만 나누었던 먹거리들이 생각나고, 조금은 여유로웠던 마음이 절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제 다시 중산리에 도착하고,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은 많이 아쉬웠다.

△ 중산리 계곡에 발을 담그다ⓒblog.daum.net/godekdqnfvo

△ 중산리 계곡에 발을 담그고 나니, 어느새 더위는 싹 날라갔다ⓒblog.daum.net/godekdqnfvo
 
중산리에 도착하고, 여느 산행과 마찬가지로 초입에 있는 막걸리집에 들러 잔을 나누니 3일간에 피로가 쭈욱 풀렸다.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안에서 다들 피곤해서인지, 자고 나니 서울이었다.
그리고 피곤한 몸에 불구하고, 다시 내 머리속에는 지리산의 녹음을 추억하고 있었다.
 

△ 중산리 초입 등산안내표지판ⓒblog.daum.net/godekdqnfvo
 

△ 일상으로 돌아오다ⓒblog.daum.net/godekdqnfv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