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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어느새 겨울, 김장 봉사 활동을 다녀오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반팔 티셔츠가 자연스러웠는데, 어느 덧 주변인들의 어깨에는 두꺼운 점퍼가 걸쳐있다.
일부지역에서는 벌써 첫눈이 내렸다고 하니, 이제 정말 겨울인가 보다.
아직 게으른 은행은 푸르렀던 한 여름의 꿈자락을 다 걷어내지 못했는데 말이다.

지난 주, 사무실에 같이 있는 형이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에서 '독립운동가, 일제강점기 피해자, 민주화 가족 돕기 김장 행사'가 있다는 데 가지 않겠냐고 했었다.
요즘 출장이다 뭐다 일정잡기 어려워 좀 생각해보겠다고 미뤄놨는데, 마침 시간이 되서 가게 되었다.
11월 20일 아침 8시 30분.
민주화운동 기념사업회가 있는 시청역 근처에서 집결해서 민족문제연구소 수련회장이 있는 충주로 향했다.
2시간여 달려 도착해 바로 점심을 먹고는 칼 한자루를 쥐고 배추밭으로 투입됐다.
그리 넓지않은 배추밭의 1,000포기 정도 되는 배추를 걷어 들이고 또다시 전날 담가놓은 배추를 씻어내는 곳으로 투입. 배추를 씻어내니 이제는 다시 걷어들인 배추를 절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서울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 있었다.
남은 일은 동네 주민분들과 또다른 활동가들이 와서 한다고 했지만, 시간때문에 다 못하고 가는게 너무나 아쉬웠다.

내가 중학교다닐때까지만 해도 우리 집에서도 배추 150포기정도씩을 김장 담갔었다.
그만큼  먹을게 그렇게 풍족하지만은 않았던 시절에 김장은 겨울을 나는데 중요한 것 중 하나였다.
지금이야 사시사철 김치를 마트에서 사거나 조금씩 담가 먹을 수 있으니 겨울이라고 직접 김치를 담가먹거나, 겨울에 김장을 담그는 집도 많이 줄어든게 사실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 겨울나기가 힘든 이들은 많다. 이들에게 오늘 내가 조금 손을 보태 전해주게 될 김장은 겨울을 나는 따뜻한 온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니 뿌듯했다.
더욱이 우리 민족과 사회를 위해 헌신한 분들께 전달된다고 하니 더욱 그랬다.
20년만에 대규모를 김장을 담그는 일을 다시 해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몸도 마음도 움츠러드는 겨울.
그래도 이런 모임들이 있어 봄이 기다려지는 것 같다.
2009년 한해, 우리보다 나를 위한 시간으로 바빳다면 올해가 가기전 따뜻한 모임에 함께 해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한다.

혹시, 그런 모임을 찾는다면 매년 크리스마스를 맞아 전국에서 진행되는 '사랑의 몰래산타'를 추천해본다.
서울지역 사랑의 몰래산타 club.cyworld.com/seoulsan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