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통 영화관에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찾아 보지는 않는 편이다.
올해 초에 3D실사영화로 이슈가 되었던 '아바타'정도가 최근 영화관에서 본 블록버스터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나의 이런 선호에 불구하고 일년에 1~2번은 영화관에서 블록버스터를 찾게 된다. 영화는 혼자보는게 아니다 보니.
이번에 보게 된 영화는 최근 흥행1위를 달리고 있는 아이언맨2.
헐리우드 영웅물이란게 대부분의 구성이 비슷하다.
영웅의 종류만 다르지 걸출한 영웅과 영웅의 위기, 그리고 위기의 극복이라는 구성은 매영화마다 반복된다. 여기에 투여된 천문학적인 금액이 투여된 특수효과와 CG가 영화의 재미를 결정한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일부영화에서는 이런 구성과 함께, 상당한 주제의식을 담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아이언맨은 이런 블록버스터의 특징을 아주 전형적으로 따르는 듯하다. 그래서 일까 영화 중반 함께 영화를 보는 지인에게 지루함을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영화가 그리는 가상의 현실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헐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미국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가치관을 전세계에 뿌리는 선발대임을 주장하는 이도 있는 것처럼, 한사회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는 그 사회의 가치관(물론 그 사회 전체의 가치관이라 단정할 수 는 없다. 특정가치의 전파를 목적으로 하는 세력일 수도 있다)을 담고 있을 수 밖에 없다.
아이언맨2에 그려진 미국의 모습은, 군수자본이다.
미국의 정치에도 많은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군수자본은 '전쟁'이라는 비인간적 공간을 통한 이익창출이라는 추한 모습을 아름답게 꾸미고 싶었을까.
아이언맨 스타크와 그가 CEO인 스타크인더스트리라는 군수자본을 세계평화의 수호자로 만들었다.
압도적 무력을 통한 세계평화, 이것이 진정 미국과 미국의 군수자본이 노리는 평화일지도 모르겠다(이것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우리는 이미 전자오락같은 화면을 CNN 뉴스를 통해 전세계에 송출하던 걸프전과 이라크전이라는 현실속에서 확인한바 있다.
이 영화는 현실을 한 발 더 나가, 압도적 무력의 소유자가 국가가 아닌 군수자본의 한 CEO에게 주어버린다.(물론 후반 수정되지만)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세계평화라는 절대적 가치가 불완전한 개인과 이윤을 위한 자본에 맡겨진다니.
미국의 군수자본과 그 최고경영자는 절대선이란 말인가.
재미로 보라는 영화를 죽자고 보면 어쩌냐고, 난 그게 무섭다.
재미속에 우리도 모르게 각인될 이미지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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