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지음/사회평론 |
2007년 10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삼성의 비자금 문제에 대한 삼성구조본부 출신의 김용철변호사의 양심고백을 담은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리고 진행된 수사와 재판결과 삼성과 이건희회장은 '탈세'와 관련한 일부유죄를 선고 받았으나, 오희려 4조원이 넘는 비자금을 이건희회장의 공식재산으로 만들어줬다.
또한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의 지배력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주었고, 이재용 상무의 편법적인 후계구도를 합법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확정판결 4개월후 이건희 회장은 법집행의 형평성 논란에 불구하고 사면(사상초유의 개인사면)이 이뤄졌다.
결국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김용철 변호사는 지는 싸움을 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2년4개월이 지고 김용철 변호사는 이책 '삼성을 생각한다'을 내놓았다.
김용철 변호사는 '나는 삼성 재판을 본 아이들이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정의"라는 생각을 하게 될까봐 두렵다. 그래서 이책을 썼다.<p.448>'라고 말한다.
삼성. 수많은 비판에 불구하고 국내 최고의 그룹이다.
수많은 청춘이 꿈꾸는 '최고의 직장'이기도 하다.
'삼성이 망하면, 대한민국이 망한다'라는 믿음은 절대명제가 되어버린지 오랜 것 같다.
그러기에 이 책은 어떤이들에게 불온서적일지 모른다.
또 한번 국가기관 어디에서인가 불온서적목록으로 내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의 3부 '삼성과 한국이 함께 사는 길'이란 제목처럼, 대한민국 기업들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며, 기업의 최고목표인 영속적인 이윤추구와 기업ㆍ국가의 동반성장을 위해 지금의 잘못된 고리를 어찌할 것인가 생각해보기위한 책이라 보아야 할 것이다.
'소설가 이병주는 과거가 "햇볕에 바래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라고 말했다. 내가 삼성에서 보고 듣고 겪은 이야기들은 역사도, 신화도 아닌 야사로만 전해지게 됐다.'<p.8. 저자서문중>라 밝히듯 2007년 10월의 양심고백을 통해 기업의 투명성ㆍ합리성과 공공성을 높이고, 자본과 권력이 엉켜 만든 새로운 귀족사회를 벗어나 경제적 민주주의를 이뤄갈 수 있는 그런 기회로 정사가 되길 바랬을 지 모른다.
'그래서 기업에 들어가서 법조인 역활이 아닌 다른 일을 하려고 했다. 합리적 경영기법을 갖춘 일류 기업에서 깨끗하게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있으리라고 본 것이다.'<p.121>라는 저자의 소망이 그 후배들에게는 이뤄질 수 잇는 갈림길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행히 우리사회는 야사로서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을 기억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기에 이 책은 그 가치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잊혀지지 않은 야사는 언제가 다시 정사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1987년 6월 민주항쟁 20주년을 맞는 이 감격스러운 해에 민주화를 위해 산화해 간 민주영령들의 고귀한 뜻을' 되새기며 우리는 오늘 그 때의 열정을 다시 살려 제2의 민주주의 운동 곧 경제정의민주주의 운동을 펼치고자 합니다.'라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성명서의 과제를 간직해야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악령이 돌아가서 그 집이 비어 있을 뿐만 아니라 말끔히 치워지고 잘 정돈되어 있는 것을 보고 자기보다 더 흉악한 악령 일곱을 데리고 들어가 자리잡고 산다. 그러면 그 사람의 형편은 처음보다 더 비참하게 된다. 이 악한 세대도 그렇게 될 것이다"<마태 12,43. p.467.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5차 기자회견문 中>라는 말씀처럼 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삼성의 부도덕한 부분을 통해 '방식을 무시한 승자독식'이 아닌 '피땀흘린 승자의 나눔'을 생각하는 청춘을 이 책을 통해 떠올려 본다.
'同感1. 생활리뷰 > 도서 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상의 답을 찾아가는 여행..『유가사상의 사회철학적 재조명』 (2) | 2010.05.12 |
---|---|
조선의 마지막 황녀에게 미안했던 책읽기, 덕혜옹주 (0) | 2010.03.27 |
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0) | 2010.02.27 |
노동운동 희망이기 위해 - 길은 복잡하지 않다 (0) | 2010.02.19 |
신자유주의 감추고 싶은 비밀 "나쁜 사마리아인들" (0) | 2010.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