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 - 작가선언 6·9 지음/실천문학사 |
2010년을 앞두고, 결정된 용산참사 희생자들의 장례식.
그 동안 같이하지 못 한 죄스러움에 장례위원에 참가하면서, 이 책(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을 구입하게 됐다.
작가선언 6ㆍ9에 참여한 다수의 시인ㆍ소설가ㆍ극작가ㆍ문학평론가ㆍ화가ㆍ만화가ㆍ가수분들의 시ㆍ산문ㆍ그림 등을 묶은 '헌정문집'이다.
'대한민국 개발 잔혹사, 철거민의 삶 여기 사람이 있다'가 철거민들의 목소리로, 그들의 고난함을 생생하게 전달해주었다면, 이책은 예술가들의 남다른 감수성으로
"식도에 숨차게 몰려오는 / 화염을 내뱉으며 / 온 몸을 비틀며 .....나일론 옷이 녹아 마른 살갗 위에 눌어붙는 / 지옥에도 없을 그 뜨거운 고통..(문동만. 죽여서 죽었다 中"의 참혹했던 참사의 현장을 힘겹게 기억한다.
그러면서
"태워 죽이고 패 죽이고도, 법이나 말하고 / 사회의 질서나 떠벌리고 국가의 안녕을 핑계 대는 잔인한 웃음...(황규관. 죽음에게는 먼저 中)"들에 분노한다.
하지만 이 헌정문집이 정말로 내 가슴을 아파게 하는 것은
"지난해 촛불시위하던 시민들은 다 어디로 갔는가. 미친 고기일지도 모를 고기는 못 먹겠다는 사람들에게 '값싸고 질 좋은 고기'라고 주장하며 먹이려 드는 대통령도 무섭고 징그럽지만, 자기 목숨이 위협받는 데는 그토록 분노하던 사람들이, 다른 이의 죽음에는 이토록 무심할 수 있음도 ...(공선옥.지금 당장 용산으로 가야한다 中)"의 무심에 나 또한 자유로울 수는 없기때문이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에서 추진 중인 재개발과 재건축을 모두 합하면 600여건.
"..우리 모두 꽝꽝 얼어붙은 주검 옆에서 고통받고, 부끄러워하며, 오랫동안 아파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다음 우리가 내릴 역, 또 그다음 역은 언제나 용산참사역..(윤예영. 용산으로 이어진 길. 가깝고도 먼)"이 될 것임을 경고한다.
355일. 긴 시간을 돌아 치러진 장례식, 하지만 여전이 남은 과제는 많다.
이 책을 책장 한 구석에 꽂아두고, 가끔 꺼내 읽으며
아파하고, 기억하고, 경계해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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