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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感1. 생활리뷰/도서 전시

게임의 룰을 바꿔야 한다. 결국 대안은 시민이다 - 슈퍼자본주의(Super Capitalism)

슈퍼자본주의 - 10점
로버트 라이시 지음, 형선호 옮김/김영사

클링턴 행정부 노동부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의 현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비판서이다.
내용을 아주 간략하게 정리한다면, 1970년대 이후 대기업들이 훨씬 더 경쟁적ㆍ지구적ㆍ혁신적 변화하면서 슈퍼자본의(주변에서 자주 이야기되는 신자유주의라 봐도 무방한 듯 하다)가 탄생하게 되고, 그 과정에  '소비자와 투자자인 우리의 능력은 크게 향상되었지만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시민으로서의 능력은 퇴보하였다.(p.15)'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해법으로 '우리는 게임의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와 투자자뿐 아니라 시민으로서 우리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규칙(p.22)'을 만들 것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p.8~p.23에 수록된 '들어가는 말 : 슈퍼자본주의의 탄생'만 주의깊게 읽어본다면,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의미에 접근할 수 있다.
물론 미국사회에 대한 이야기이다 보니, 우리사회와는 다소 다른 부분들이 눈에 뛸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아직도 우리사회는 분단이 현존하는 공간속에서 '로버트 라이시'정도의 주장도 '좌빨'로 몰리기 쉽상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의 슈퍼자본주의는 '보수우익'이라는 든든한 경호원을 하나 더 두고 있으며, 한국의 시민은 소비자와 투자자로서의 욕구를 양보하는 것과 동시에 적극적 시민이 되고자 한다면 나의 가치에 대한 검열을 거쳐야 할 지 모른다.

"자본주의의 역활은 경제적인 파이를 키우는 것이다. 그 파이의 조각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그리고 깨끗한 공기와 같은 공공재를 어떤 식으로 나눌 것인지는 사회가 결정해야 한다. 이것은 민주주의에 부과된 역활이다.
민주주의는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과정보다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내가 볼 때 민주주의는 시민들이 서로 힘을 합쳐 무언가를 달성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즉, 그것은 공공의 이익을 얻을 수 있도록 게임의 룰을 정하는 것이다.(p.9)"
이 책에서 나누고 있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흔히 보수우익은 이 역할을 애매하게 흐렸놓는다. 시장과 민주주의를 동일시 하고, 파이를 키우는 성장이 되면 분배는 자연히 이뤄지는 것으로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불행이도 이 방법은 어느 정도 통하고 있는 듯도 하다.
하지만 우리 경제의 규모가 꾸준히 커져왔음에도 빈부격차가 점점 커지고, 분배의 상태는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역할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 부터가 시민의 역할을 키우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목적은 소비자에게 소비자와 투자자에게 좋은 것을 제공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목적은 우리가 개별적으로 이룰 수 없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p.322) "

그리고 소비자와 투자자뿐 아니라 시민으로서 우리의 가치관을 반영하는 규칙, 게임의 규칙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기업(자본)들이 룰을 정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구매나 투자의 사회적결과를 이해하고 직시한다면, 그러는 동시에 다른 모든 소비자와 투자자들도 그 사회적 결과가 너무도 혐오스러운 일부 거래들을 자제하는 데 함께 동참할 것을 안다면, 그와는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안의 시민이 우리 안의 소비자와 투자자를 억제하는 유일한 방법은 법과 규제를 통해서 우리의 구매와 투자가 개인적 선택일 뿐 아니라 사회적인 선택이기도 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다행이라 해야할까 소비자들의 동참이 어렵다는 저자와 달리, 우리사회는 2008년 '촛불'을 통해 소비자의 참여 비슷한 것을 경험했다. 그리고 우리는 시민으로서의 역할에 한걸음 더 가까워졌고, 2010년 지방선거를 통해 규칙을 만들는 길을 가기 시작했다고 한다면 조급한 기대일까.

결국 이 책도 역시 답은 시민에게 돌아온다.
민주주의 정답은 시민일 수 밖에 없을테니, 자본주의는 소비자와 투자자의 욕구를 빠른 속도로 채우고, 그들의 이미지의 인간의 가면(사회적 채임이라는 이름을 통해)을 씌우면 빠르게 정치를 채워나간다면, 민주주의는 느리다. 하지만 화산같다.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터짐으로 세상의 규칙을 바꿔놓는다.
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가 원하는 세상을 위해, 소비자ㆍ투자자의 동참과 시민으로의 전환를 위한 작은 네트워크들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