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88만원세대란 이름의 책한권이 출판되었을 때, 이 책제목이 한국사회를 흔들어(?)놓을 것이라 저자 우석훈박사와 박권일기자는 어느정도 직감하고 있었을까.
책이 출판된지 3년이 된 지금에도 20대를 규정한 '88만원세대'란 용어는 여전히 그 위치를 점하고 있다.
보수ㆍ진보를 가리지 않고 20대의 문제를 풀자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그 진단과 해법에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 같다. 보수진영에서는 '눈높이', '스펙'의 관점으로 접근하는 것 같고, 진보진영에서는 '20대의 정치세력화'와 '사회적 연대'란 관점을 통해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
내 개인적인 의견은 후자쪽에 가깝다. 청년들의 일자리문제가 누군가가 조금 더 좋은 일자리에 가서 좀더 나은 생활을 하느냐는 문제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문제가 심화되기 시작한 97년이후, 10년이 조금 넘는 기간동안 단지 일자리뿐만 아니라 주거ㆍ문화ㆍ의료ㆍ교육 등으로 20대의 문제는 확대되고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 또한 20대의 문제에 관심이 많다보니, 우연히 이 책의 존재를 알고 현실에 발닿은 20대의 보편적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겠구나라는, 그렇다면 뭔가 20대문제의 해법에 대한 단초를 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선택하게 되었다.
이 기대는 저자 서문에서부터 허물어졌다.
"우리가 가장 먼저 포기한 것은 '보편적인 20대'에 대한 집착이었다....(중략)..우리는 '앞가림' 좀 잘하고 있는 친구들을 찾아보기로 했다...(중략)...실제로 자신의 '삶'에 대해 앞가림 잘하고 있는 친구들, 삶을 자율적으로 잘 꾸려나가고 있는 친구들 말이다.(p.12)"
과연 어떤 이들의 이야기일까.
"천부적인 '싸움꾼' 키보드워리어 한윤형, 장기하 띄운 딴따라질 붕가붕가 레코드 곰사장, 당당한 좌파는 이쁘다 '고대녀' 김지윤, '붉은 서재'에서 노닐다 헤비블로거 박가분, '영이'와 '미나'의 두 얼굴 소설가 김사과, 개성 만빵 독립패션잡지 크래커 편집장 장석종, 세계를 향한 부산발 '작은 혁명' 인디고 서원 팀장 박용준, 그들의 무대는 '거리' 청춘 뮤지션 좋아서 하는 밴드, 세상에 反한 청춘 開청춘 반이다"라는 제목으로 9개의 인터뷰를 실고 있다.
차근차근 읽어가면서 굳이 이들을 20대세대의 문제에 옭아메어 볼 필요는 없을 듯 싶다라는 생각과 함께, 20대를 88만원세대란 우울한 규정안에 가두어 살피는 것 자체도 그리 합리적인 방법이 아닐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이들의 인터뷰를 희망고문으로 치부할 필요도 없다. 아직 이들의 삶은 완성형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력갱생프로젝트'란 부제가 달렸지만, 개인의 욕구(?)에서 시작했으나 그 꿈은 세상을 향하고 있는 듯 했다. 오히려 이들이 더 큰 성공을 할 수 있기를 바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이들과 같은 청춘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는 환경에 대한 작업을 하는 이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의 저자인 단편선, 전아름, 박연 역시 20대이다.
결국 세상을 향한 20대의 꿈을 잇는 씨줄을 하나 이어놓은 것이 아닌가 한다.
20대의 보편성을 찾아 다른 세대들이 찾아헤메는 동안, 20대스스로 보편성이 아닌 서로의 개체성을 잇는 씨줄을 통해 세상을 움직이는 네트워킹을 시작한 것은 아닐런지.
이들에게 또다른 프로젝트를 기대하게 되는 것은 욕심일까.
'同感1. 생활리뷰 > 도서 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유시장주의가 만능이라고, 아니 다른 길은 많다.-23things.... (0) | 2010.11.22 |
---|---|
게임의 룰을 바꿔야 한다. 결국 대안은 시민이다 - 슈퍼자본주의(Super Capitalism) (2) | 2010.06.15 |
세상의 답을 찾아가는 여행..『유가사상의 사회철학적 재조명』 (2) | 2010.05.12 |
조선의 마지막 황녀에게 미안했던 책읽기, 덕혜옹주 (0) | 2010.03.27 |
정사가 되지 못한 야사, 하지만 꼭 기억해야 할 이야기. 「삼성을 생각한다」 (2) | 2010.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