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同行2. 서울플러스/서울의 길

[서울둘레길 완주도전 1] [북한산둘레길 18,19,20코스]북한산코스 : 도봉산탐방지원센터-정의공주묘

겨우내 잦은 술자리에, 휴일이면 뭔가 하기보다 방바닥과 붙어지내길 너무나 좋아했었는지

그렇지 않아도 뚱뚱한 몸이 더 부풀어 오르고 있다.

뭔가 확실하고 단기적인 목표가 있어야 움직이는 나의 습성을 너무 잘 알기에

2년전인가 완주했던 서울둘레길 완주를 다시 한번 완주하기로 했다.

어차피 주중 운동은 힘드니, 이렇게 해서 좀 줄여보는걸로..TT

2년전에는 하루 걸으면 보통 1코스를 완주했는데, 종일 시간내면 걷기는 좀 부담스러워

이번에는 3~4시간씩 나눠 걷기로 목표를 잡았다.

 

5월 1일, 토요일 밀린 빨래부터 청소까지 진행하고 늦게 집을 나서,

도봉산역으로 향했다. 서울둘레길에 가장 긴 코스인 북한산코스(역방향으로)부터 진행키로 했다.

 

오랜만에 방문한 도봉산역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예전에 주차장, 노점등으로 쓰이던 곳이 광역환승센터가 생겨 지하철에서 길을 안건너고 바로 도봉산 등산로로 연결되게 되어 등산객들에게도 편리해진 면이 있었다.

 

 

광역환승센터를 지나 각종 노점과 등산물품 판매장들을 지나 도봉산탐방지원센터에 다다르면 빨간 우체통을 만날 수 있다. 빨간 우체통은 서울둘레길 스탬프 투어의 스탬프를 보관하는 장소이다. 일단, 도봉산의 신선대의 풍경을 묘사한 스탬프를 꾸욱찍고 오늘의 목표 장소인 '정의공주묘역'을 향해 출발한다.

 

 

올해 봄이 유독 따뜻해서인가, 꽃보러 가자고 했던거 엊그제 같은데 이미 숲에는 신록을 넘어 녹음을 향해가는 초록이 가득하다. 미세먼지다 황사다 하는 도시공기에 풀내음이 담긴 신선한 공기가 충전되는 느낌이 좋다.

 

 

서울둘레길의 북한산코스는 북한산둘레길 이정표로 대신한다. 그러니 사전에 출발지와 도착지, 그리고 경유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그렇다면 길을 크게 잘 못 들게 될 일은 없다.

도봉산 일대 둘레길을 걷다보면, 텃밭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국립공원 보존과 텃밭의 운영의 이해관계가 부딪히 않는 선에서 잘 관리되어지길 바란다.

 

 

"도봉옛길"에서 시작한 걸음이 "방학동길"로 접어들자 폐목을 이용하여 탐방로를 정비한 구간을 만나게 된다. 인의적인 자래가 아닌 일대의 재료를 잘 활용한 모습이 꽤 괜찮아 보인다.

 

 

북한산 둘레길에는 참 많은 글들을 붙여 놓았다.

나만의 사색을 원하는 사람들에겐 방해가 될 수 있겠단 생각도 들지만, 때로 우연히 삶의 지혜를 얻을 수도 있겠구나 싶다.

오늘의 나의 선택은 "힘든가요? 좋은 기억만 떠올리세요", 힘들때 좋은 기억은 계속할 수 있게 해주는 에너지가 되어주니, 요즘 나에게 꼭 필요한 말인 것 같다.

 

 

방학동길 중간에서 높이 쌓아올린 "쌍둥이전망대"를 만났다. 인위적인 전망대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가끔 나무들에 가려 좋은 전망을 누리지 못할때 아쉽기도 하다. 이런게 사람의 탐욕이란 걸까.

 

 

쌍둥이 전망대를 오르면, 도봉산과 방학동 일대의 전망이 파노라마로 쫘악 펼쳐진다. 녹음과 함께 펼펴지는 광경이 시원하다. 전망대에서 펼쳐진 시원한 전경을 살피고 내려오니, 아랫층 난간에 소원을 적은 나무 푯말들을 묶어놨다.

모양이 일정한 것 보니, 지자체에서 준비한 것인지 어느 단체에서 산행을 하면 준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소원을 묶어놓으신 모든 분들이 도봉산 정기로 다 이뤄지시길 바란다.

 

 

 

 

쌍둥이 전망대를 내려놓고, 잠시 정신을 놓았는지 나는 어느새  잘 알지 못하는 봉우리에 정상을 향해 무조건 올라가고 있었다. 둘레길이란 것이 높이 올라갈 일이 거의 없구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고, 이정표를 살피는 일은 왜 게을리 했는지, 20여분을 샛길들을 헤메고 운동나오신 동네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다시 둘레길로 복귀할 수 있었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마을을 지나기도 하고, 어느 아파트의 옹벽위를 지나기도 한다. 그 만큼 서울시민들의 삶 가까이 있는 길이다. 그리고 바램이 있다면 지금의 서울이 지금의 자연과 경계를 이루고 있는 선을 넘어서진 않았으면 좋겠다.

오히려 그 지금의 경계안으로 더 많은 '초록'을 담았으면 좋겠다.

 

 

어느새, 오늘의 목적지 "양효공 안맹담"과 "정의공주" 묘역에 도착했다.

그 시대에 왕실의 묘역 근처에 서민들이 살 수 있었을까? 오히려 지금은 서민들의 삶의 구적거림이 된 자신의 묘역에 대해 묘역의 주인공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이런 생각을 잠시 하며 오늘의 걸음을 마무리 짓고 130번 버스에 몸을 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다.

 

 

 

 

오늘의 걷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