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思索3. 세상엿보기

다시 선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2가 224-1번지



유난히 추운 겨울이다.
지난 주말(9일)도 날씨는 좀 풀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수은주는 영하를 가리키고 있었다.
추운 날씨임에도 서울역 광장에는 4,000여명 가까운 사람들이 모였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이루었다는 21세기 대한민국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게 만들었던 날로부터 355일. 일년에서 꼭 열흘이 빠지는 날이 지났다.

2009년 민족의 명절 '설날'을 몇일 남긴 2009년 1월 20일 아침
너무나 평범한 아침이었다. 여느 날과 같이 출근준비를 하고, 여느 날과 같이 서울의 혼잡한 출근길을 걱정하며, 몇일 뒤면 찾아올 '설날'를 맞을 걱정을 하고 있었다.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2가 224-1번지.
아침뉴스는 그 곳을 비추고 있었다.
여느 날의 교통방송이 아니었다. 시커먼 연기가 겨울밤의 자락을 채걷어가지 못한 검푸른 하늘위로 솟고, 소방차의 물줄기가 향한 6층 빌딩위 초라한 가건물 사이로 뱀의 혓바닥 같은 불길이 솟아나고 있었다.
철거민 5분, 경찰특공대 1분이 목숨을 잃었다.

아직도...
철거란 말이 살인이란 말고 연결될 수 있음에 몸서리치며, 우리가 이루었다는 민주화와 산업화의 모습은 어떤 것인가 묻게 만들었다.

도시테러리스트란 말 속에 철거민은 철저히 가해자가 되었다.
1심재판은 검찰의 수사내용 3,000페이지는 공개조차 되지 않은채, 철거민은 스스로를 죽인 가해자로 만들었다.

그렇게 355일이 지났다.
철거민 5분은 차디찬 냉동고에서 그 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총리의 국가책임 인정과 사과로
냉동고를 나와 비로서 흙으로 돌아가셨다.
긴 싸움이었다.
아니 아직도 끝나지 않은 싸움이다.

여전히...
희생자분들은 도시테러리스트로 남아 있으며,
검찰의 3,000페이지는 진실의 페이지를 감추고 있으며,
재개발 정책과 철거의 방식은 크게 변하지 않은 듯 하니..

355일이란 긴 시간을 돌아
다시 선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2가 224-1번지
눈이 내렸다.

가시는 길 따스한 솜이불이 되길 바랬다.


▲ 서울역..원혼을 다래는 진혼무가 펼쳐진다.


▲ 야4당의 대표들도 나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 서울역을 떠나, 355일만에 다시 남일당을 향해 걷는다.


▲ 355일을 보낸 아스팔트..이 걸음 마지막이시길


▲ 손꼭잡은 희생자들의 부활도처럼..그렇게 부활하시길


▲ 오색 빛 만장의 담긴 염원..꼭 이루어지길


▲ 용산참사 진상규명..사람이 따른다. 깃발이 따른다.


▲ 박스를 찢어 적은 외침.


▲ 355일의 싸움이 담긴 레아도


▲ 공사장 철벽에 적어놓은 누군가의 자성도


▲ 서울시 용산구 한강로2가 224-1 남일당 빌딩도 이제 사라지겠지요. 하지만 잊지는 말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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